원래는 12월에 올해 회고로 몰아서 쓰려고 했는데, 이번 달은 뭔가 이벤트가 많았다보니 이 경험들을 지금 생각날 때 글로 정리하고 싶어서 미리 쓰게 되었다.
작년 회고글 마지막에 2023년에 하고 싶은 것들 쭉 적어둔게 있었는데, 그거는 2023년 회고에서 얼마나 이뤘는지 리뷰를 해보려고 한다. 그런데 그때는 프론트에 관심이 많았지만, 지금은 프론트 관심이 조금 떨어져서 그런가 그때 세운 목표와 내가 지금까지 해온 것들의 차이가 있다. 암튼 이 내용은 2달 뒤에 정리해서 적어봐야겠다.
지난 회고글을 월별로 나눠서 적었는데, 지금 읽어보니까 조금 읽기 불편한 방식으로 글을 구성한 것 같아서
이번에는 이벤트 단위로 끊어서 시간 순으로 적되, 제목을 확실히 달아서 쭉 적어보려고 한다.
추석 연휴 (~10/3)
추석 연휴 때는 그냥 열심히 놀았다.
수업 과제 마감이라 빠르게 해야 되는 거만 하고, 전공 공부했던 내용 정리 그때 조금 했나..?
암튼 90%이상은 노는데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지금 돌아보면 이때 열심히 놀아두길 잘 한 것 같다.
원래 주말마다 본가가서 게임을 3시간 정도씩은 했었는데
연휴 때 많이 해둔 덕분에 시험 기간에 2주동안 학교에서 생활하면서 게임 생각이 안나서 공부하기 좋았다.
부산 여행 (10/7 ~ 10/9)
한글날 연휴에는 여자친구랑 같이 부산 여행을 갔다왔다.
부산 밤바다를 보니까 너무 예뻤고, 아직도 밤에 요트타고 구경했던 야경과 폭죽은 잊지 못할 것 같다.
그리고 여행 중에 비가 종종 왔는데, 비가 왔다가 한번 그쳤을 때 내가 살면서 본 무지개 중에 제일 두꺼운 무지개도 봤다.
빨주노초파남보가 선명하게 보이는 그렇게 두꺼운 무지개는 처음이라 신기했고, 또 너무 예뻤다.
부산가면 꼭 먹어보고 싶었던 돼지국밥이랑 밀면도 먹어봐서 한 동안 부산에 대한 미련은 없을 것 같다.
그리고 부산은 서울보다 건물이 더 높은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서울은 내가 위를 쳐다볼 생각을 안해서 그런가? 목이 꺾일정도로 봐야 보였던 건물은 없었던 것 같은데,
부산 해운대 엘시티 건물은 그냥 목이 꺾어져라 쳐다봐야 꼭대기가 보일까 말까 한 높이였다.
현대 소설에서 봤던, 서울에 처음 온 시골 소년의 반응이 내 반응 아니었을까 싶게 감탄만 하면서 돌아다녔다.
오랜만에 바닷물에 발도 담가보고 진짜 휴식을 만끽해서 만족스러웠다.
시험 공부, 여자 친구 생일 (10/10~10/15)
여행을 갔다오니 과제가 아주 많이 쌓여있었다.
자료구조 과제, 일본어 과제, GDSC 백엔드 스터디 과제 등등
과제하고 수업듣고, 수업 내용 블로그에 정리하고를 반복하다보니까 시간이 훅 지나갔다.
이때 여자친구 생일이 있어서 오랜만에 본가에서 빵을 구워왔다.
컵케이크 굽는 걸 좋아해서 종종 구웠었는데, 군대 갔다온 뒤로 오랜만에 구웠더니 망쳐서 어떻게든 살리느라 진땀을 뺐다.
결국 나름대로 살리는데 성공했고, 오랜만에 다시 만들어보니까 또 재밌었다 😃
그리고 미역국도 끓였었는데, 미역국도 너무 오래 끓여서 그런지 내 입맛에는 짜게 느껴져서 걱정했으나 다행히 여자친구가 너무 맛있게 먹어줘서 고마웠다.
사랑니, 시험 (10/16 ~ 10/20)
원래 사랑니가 위에 2개는 똑바로 나고, 아래 2개는 누워서 난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화요일부터 오른쪽 위 아래 사랑니가 동시에 아프기 시작했다.
전에도 크진 않아도 신경이 조금 쓰이게 아팠던 적은 있었는데, 이번에는 왼쪽으로 밥을 먹어도 턱을 움직이면서 오른쪽이 같이 아파 밥을 못 먹을 정도로 아팠다.
그래도 가만히 있으면 괜찮아서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줄 알고 조금 참아봤으나, 목요일에는 가만히 있어도 아플 정도가 되어서 바로 치과를 예약했다.
치과에 갔더니 혹시 염증같은게 있으면 항생제 먹고나서 뽑아야 되지 않을까 걱정(+기대)했는데, 의사선생님이 바로 뽑을 수 있다고 해서 그냥 바로 뽑게 됐다.
원래 치과공포증이 있어서 스케일링 받을 때도 노래 들으면서 받고, 그럼에도 구역질 나서 스트레스도 엄청 받았는데, 이번에는 좋은 곳을 찾아서 그런지 진료중에는 하나도 안아프고 힘들지 않았다.
(홍대 사랑니 치과하면 엄청 유명한 곳이 하나 있는데 그 곳에 갔다)
하지만 반매복니라 절개를 해서 그런지 마취가 풀리고 나서는 웰컴 투 헬...
금요일이 시험이라 목요일엔 끙끙대면서 시험공부하고, 금요일엔 볼에 얼음 찜질하면서 시험을 쳤다.
그래도 스스로 만족할만큼 쓰고 나와서 다행이었다.
ICPC 예선 (10/21)
토요일은 ICPC 예선이었다.
당장 그 다음주 월요일부터 쭉 시험이 있었지만 ICPC는 처음 나가보는 거라 꼭 경험해보고 싶었다.
피는 멎었지만 그래도 통증은 남아있어서 ICPC도 얼음 찜질을 하면서 문제를 풀었다.🙃
내 노트북을 들고가서 모니터에 연결하고 코딩을 했는데, 컴퓨터 1대로 문제 푸는 경험이 처음이라 생소했다.
중간에 문제 아이디어가 생각나서 빨리 구현해보고 싶은데 아직 구현중인 사람이 있을 때는 나도 빨리 구현하고 싶어서 답답했었다. (그 분이 늦게 구현해서 답답하다는 뜻은 절대 아님!)
4문제를 도전했고 3문제를 풀었는데, 아직까지도 그 때 못 푼 1문제는 왜 안 풀리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ICPC하면서 시간초과 날 때마다 "혹시 파이썬이라서..?" 하는 의심으로 C++로 고쳐서 내고 그랬었다.
그래서 앞으로 C++로 PS 해야하나 하는 생각을 잠깐 했다. (하지만 파이썬은 못 버려..)
홍대에서 4등했는데, 휴학생팀이 상위권에 많아서 운이 좋게 본선에 진출하게 되었다.
ICPC 본선도 처음 경험해보는만큼 흔치 않은 기회를 얻게 되어서 너무 좋았다.
중간고사, 우테코 프리코스 (10/22 ~ 10/25)
우아한테크코스 6기를 모집하는 소식을 듣고, 머리를 쥐어짜서 자소설을 열심히 썼다.
군대에서 했던 해커톤이 나름대로 자소서에 녹이기 좋은 경험이 돼줘서 보람이 있다.
우테코는 자소서를 쓰면, 지원한 모든 사람에 대해 4주간 프리코스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진다.
그런데 첫주는 프리코스 기간이 시험기간이랑 완벽히 겹쳐서 주말동안 급하게 구현해서 제출했다.
숫자야구 게임을 구현하는 간단한 과제였는데, 프리코스 참가자들끼리 모인 디스코드 방을 들어가보니 1주일도 안되어서 다들 엄청난 인싸력을 내뿜고 있었다.
1주차가 끝나니까 엄청 많은 사람들이 서로 코드 리뷰해달라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여기는 진짜 열정이 남다르구나 싶었다. 그래서 나는 아직 우테코를 붙을 준비가 덜 되었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우테코 과제는 기능 명세서를 작성하면서 구현을 해야하는데, 나는 명세서를 작성하는 것이 많이 어색했다.
그래도 기능명세서를 먼저 작성하고 구현을 시작하니까 실수없이 구현하게 되어서 더 좋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이런 점들을 배워가는 것만으로도 프리코스에서 많은 걸 얻어가고 있다고 생각해서 만족스러웠다.
우테코 미션을 끝내고는 시험공부하고 시험치기의 반복이었다.
전공은 틈틈히 미리미리 공부해뒀는데, 덕분에 시험 기간에 평소랑 똑같이 자면서 공부했음에도 나름대로 원하는만큼 잘 쓰고 나온 것 같다.
교양은 분명 내가 듣고 싶어서 신청한 과목임에도, 하나는 너무 재밌고, 하나는 그렇게 재밌지는 않아서 재밌는 것만 열심히 벼락치기?하고 재미가 없는 건 준비를 덜 했고, 각각 딱 준비한만큼 시험을 친 것 같다.
재미없었던 과목이 일본어 회화 수업이었는데, 시험 준비하면서 나는 암기로 말하는 과목을 진짜 싫어한다는 걸 깨달았다.
언어는 내 의도를 내가 원하는 표현방식대로 표현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시험을 위해서 특정 문법만 사용해야하고, 스크립트를 외우고 있는 모습을 보니까 스스로 현타가 와서 공부하기가 더 싫었다.
재밌었던 과목은 일본어 문법 수업인데, 문법은 원래 정해진 표현이니까 외우는게 맞고, 또 배운 문법을 활용해서 내가 직접 스스로 작문을 하는 시험이다보니 외운다는 스트레스 없이 더 재밌게 준비했다.
만약 정해진 문장을 외워서 그걸 그대로 써야했다면 이 과목도 스트레스 받으면서 공부했을 것 같다.
사람들과 만나기 (10/27 ~ 10/29)
아직 월요일에 시험이 남아있었지만, 한 과목에 교양이고, 공부할 시간도 넉넉해서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27일에는 여자친구와 친한 학교 사람들 (이젠 나도 친하다 ^ㅇ^) 하고 공포 방탈출을 하려고 했으나
후기를 보고나서 잠이 안오는 바람에 나 대신 다른 분이 대타로 들어갔고, 원래 하려던 분들하고는 밥만 같이 먹었다.
별로 안 무서웠다는데, 후기를 들어보니 안 가길 잘 했던 것 같다.
다음에는 안 무서운 테마로 다같이 해보자고해서 기대하고 있다.
일요일에는 서강대 출신 킹갓제네럴초슈퍼울트라킹왕짱 개발자인 롸님을 만났다.
전부터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어떤 분인지 너무 궁금했는데, 여자친구의 넓은 인맥 덕분에 기회가 생겨서 같이 저녁을 먹게 되었다.
원래 사람을 처음 만나면 낯을 많이 가려서 말을 잘 안하는데, 롸님은 너무 친근하고 부드러운 느낌이셔서 살면서 처음 만나본 사람중에 제일 편하게 말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많은 걸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롸님이 하시는 말씀을 들으면서 이 분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삶을 사시는지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서강대 사람들을 만나볼 때마다 느끼는 점은 대화하다보면 공통의 묵직한? 뭔가가 느껴진다.
롸님하고도 대화하면서 그게 똑같이 느껴서 신기했다.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또 만나뵙고 근황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GDSC 프로젝트 트랙 (10/30 ~)
이번에 GDSC 오픈 커뮤니티에 들어갈 때 프로젝트 트랙이 새로 신설된다고 해서 기대를 많이 했다.
개발동아리의 존재 의의는 개발 공부보다는 협업 개발 경험을 쌓는데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로젝트 트랙 선발시 우수 스터디원이 되면 가산점이 있다길래 스터디도 열심히 참여했다.
프로젝트 트랙은 면접 없이 자소서로 뽑게 됐는데, 한 문항에 1000자씩 채우는 우테코 자소설을 한번 써봤더니, 한 문항에 500자 쓰는 플젝 트랙 자소서를 쓸 때는 좀 더 편하게 쓸 수 있었다.
다 쓰고나서 느낌이 괜찮았는데, 모집 결과 선발까지 돼서 기분이 좋았다.
월요일에 첫 온보딩을 갖고, 3개월동안 같이 백엔드 스터디를 진행할 팀원들과 아이스 브레이킹 시간을 가졌다.
개발과 코딩 자체를 처음 접해본 사람부터 연합 개발 동아리 회장을 맡으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는 사람까지 다양한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앞으로 매주 강의를 듣고 서로 공부한 내용을 나누면서 3개월 동안 장고 공부를 할 예정이다.
과연 실제 프로젝트에도 장고를 사용할 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우테코 지원서에서 물어봤던 '몰입' 경험에 한 줄 더 쓸 수 있을 경험을 쌓아보고 싶다.
다음 달부터는 18학점 / GDSC 프로젝트 트랙 / 하이아크 알고리즘스터디 / 밴드 동아리 4가지 활동의 멀티플레이를 시작한다. 나는 철저한 게으름주의 P로서 항상 게으름 필 여유를 남겨두고 일을 저지르는 편이라 아마 다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11월 목표는 위에 적은 4가지를 다 놓치지 않고 챙기는 게 목표다.
전공은 바로 복습하면서 블로그에 정리하고, 플젝트랙도 꾸준히 하고, 우테코도 안 밀리게 꾸준히 마무리하고,
밴드 동아리도 합주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연습하고, 알고리즘도 안놓치고 꾸준히 하고 싶다.
사실 이번달은 일정이 겹치면서 알고리즘이 후순위로 조금 밀리긴 했지만, 끝까지 챙겨보고 싶다.
정 안되더라도 이미 마음속으로 우선순위는 정해둬서 그 우선순위대로 할 것 같다.
전공 > 플젝트랙 > 좋아하는 교양 > 밴드 동아리 > 싫어하는 교양 > 알고리즘
알고리즘이 싫어하는 교양보다 후순위인 이유는, 싫어하는 교양은 그래도 학점이 들어가고 노력이 필요한데, 알고리즘은 스터디도 선택참여고, 시간 들여서 노력하는게 비교적 적어서 그렇다.
다음 달 회고를 안쓰면 2023 회고일텐데, 그때는 지금 적은 것들은 다 이뤘으면 좋겠다.
다음달도 화이팅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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